
AI가 내놓은 답과 내 판단이 엇갈릴 때 어느 쪽을 따를까요. 2026년 10월 21일 공개된 Charter AI Pulse에서 AI 쪽을 택한다는 응답은 실무자보다 임원에게서 많았습니다. 임원이 자기 판단보다 AI를 신뢰할 가능성은 실무자의 약 두 배였습니다.
AI를 더 믿는 사람이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있다면, 그 결정에 쓰인 AI의 답은 누가 확인할까요. Charter AI Pulse에는 이 질문을 따라가 볼 만한 결과가 여럿 담겨 있습니다. 누가 AI로 도움을 받는지, 관리자의 지원이 직원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누가 AI 사용을 숨기는지도 직급에 따라 답이 달랐습니다.
조사는 AI를 사용하는 미국의 사무직 근로자·관리자·임원 5,002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연구진은 설문에서 나온 결과의 이유를 듣기 위해 91명을 추가로 인터뷰했습니다. 연구는 Charter의 브라이언 엘리엇(Brian Elliott)과 슬랙(Slack)에서 연구·분석 부문 수석부사장을 지낸 크리스티나 잰저(Christina Janzer)가 함께 이끌었습니다.
Charter가 기준으로 삼은 것은 AI를 얼마나 자주, 얼마나 빨리 쓰느냐가 아니었습니다. AI 덕분에 일과 삶이 실제로 나아졌는지를 물었습니다. 일이 적어도 어느 정도 나아졌다는 응답은 약 3분의 2였지만, 삶이 나아졌다는 응답은 절반에 못 미쳤습니다.
일과 삶이 모두 적어도 어느 정도 나아졌다고 답한 사람은 AI 사용자의 42.7%였습니다. 둘 다 ‘크게’ 나아졌다고 답한 사람은 10.5%에 그쳤습니다. Charter는 이 10.5%를 AI와 함께 일하며 ‘잘 지내는(thriving)’ 사람으로 따로 살폈습니다. 두 수치 모두 AI 사용자 전체가 분모이며, 10.5%는 42.7%에 포함됩니다.

Charter는 임원과 실무자가 AI를 얼마나 믿는지 세 항목에서 비교했습니다. 임원이 AI 출력을 신뢰할 가능성은 실무자의 2.5배였습니다. 자기 판단보다 AI를 신뢰할 가능성은 약 두 배, 잘 아는 동료보다 AI를 신뢰할 가능성은 두 배 이상이었습니다. 세 배수는 각각 다른 질문에서 나온 값입니다.
Charter는 이 결과에 ‘생각을 AI에 넘기는 쪽은 상사들’이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같은 대목에서 임원 약 다섯 명 중 한 명은 의심이 드는 AI 출력물을 정기적으로 쓴다고 덧붙였습니다. AI를 더 믿는다는 응답과, 미심쩍은 결과물도 쓴다는 응답이 같은 임원 집단에서 함께 나온 것입니다.
AI의 앞날을 보는 눈도 직급에 따라 달랐습니다. AI가 자기 조직에 미칠 영향을 적어도 어느 정도 낙관한다는 응답은 임원 85%, 직원 56%였습니다. 반대로 AI가 사회에 미칠 영향을 비관한다는 응답은 직원 41%, 임원 17%였습니다.

그렇다면 AI로 실제 도움을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Charter가 꼽은 가장 큰 예측 요인은 ‘에이전시(agency)’였습니다. 자기 업무에 AI를 어떻게 들일지 정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AI를 어떻게 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를 뜻합니다.
사용 빈도에 따라서도 응답이 달랐습니다. 매일 AI를 쓰는 사람은 매주 쓰는 사람보다 일과 삶 모두에서 도움을 받는다고 답할 가능성이 두 배였습니다. 반면 에이전트를 직접 만드는 것 같은 고급 활용은 도움 여부와의 관련이 훨씬 작았습니다. Charter는 이 결과를 ‘에이전트보다 에이전시’라는 말로 정리했습니다.
직원이 AI로 도움을 받는 것과 관련된 상위 14개 요인 가운데 11개는 관리자의 행동이었습니다. 그런데 관리자와 직원은 그 행동을 다르게 기억했습니다. 관리자가 권장되는 지원을 하고 있다고 답할 가능성은, 직원이 관리자의 그런 모습을 봤다고 기억할 가능성의 두 배였습니다. Charter의 소개 글에 따르면 두 응답은 23~30%포인트 차이가 났습니다. Charter는 이를 ‘시연 격차(demonstration gap)’라고 불렀습니다.
교육에서도 비슷한 어긋남이 보였습니다. AI 사용자들이 가장 가치 있게 꼽은 지원은 직접 해보는 실습 교육이었지만, 실제로 받은 사람은 40%에 못 미쳤습니다. 실습 교육을 가치 있게 꼽을 가능성은 따로 실험할 시간을 꼽을 가능성의 2.3배였습니다. AI 정책과 가이드라인은 가장 쓸모가 적은 자원으로 꼽혔고, 회사가 이를 제공한다는 응답은 50.5%였습니다. AI 교육이나 자원이 전혀 없다는 응답도 21.4%였습니다.

AI 사용자의 36%는 관리자나 동료, 고객에게 AI를 쓴 사실을 숨긴 적이 있었습니다. 가장 많이 꼽힌 이유는 무능해 보이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사용을 숨길 가능성은 관리자가 실무자의 1.6배로, 관리자 쪽이 더 높았습니다.
Charter의 분석에서 AI 사용을 숨기는 행동은 번아웃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AI와 일하며 번아웃이 늘어난 사람과 줄어든 사람을 가장 크게 가른 것도 이 행동이었습니다.

Charter AI Pulse는 AI 사용자가 스스로 답한 경험을 직급별로 나눠 보여줍니다. 결과를 나란히 놓으면 한 조직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임원은 AI를 더 믿고 더 낙관합니다. 관리자는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직원은 그 모습을 잘 보지 못합니다. AI를 쓴 사실을 숨기는 사람도 세 명 중 한 명꼴입니다. 이런 조직에서는 AI의 답이 어떤 확인을 거쳐 결정에 쓰였는지 드러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AI의 답을 검토하는 일을 실무자에게만 맡겨서는 부족합니다. 리더가 AI로 만든 초안을 공유할 때 어떤 자료를 확인했고 어디가 불확실한지 함께 보여줘야 구성원도 반론을 낼 수 있습니다. AI를 썼다고 말하는 일이 무능의 신호로 읽히지 않아야 검토 과정도 드러납니다. AI 덕분에 결정을 빨리 준비할 수 있을수록, 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자리도 함께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