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면접 시간을 줄이려고 AI를 도입합니다. 지원자는 그 과정에서 함께 일할 회사가 어떤 곳인지 가늠합니다. 같은 면접을 두고 서로 다른 것을 보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 TikTok 계정 The Dreadful Studio가 올린 AI 면접 영상은 이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지원자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답하자, 웃으며 듣던 화면 속 면접관이 갑자기 적대적인 태도로 바뀝니다. 10월 8일 이를 소개한 Inc.는 웃음을 위해 연출된 영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일어난 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장면으로 특정 제품의 성능이나 AI 면접 전반을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영상을 계기로 생각해볼 문제는 있습니다. 지원자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설명이 잘못 전달됐다고 느낄 때, 그 회사에는 대화를 이어갈 상대가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많은 지원자를 만나야 하는 조직에서 반복 질문과 일정 조율은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AI가 일부 대화를 맡으면 담당자는 다른 업무에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지원자에게도 정해진 시간에 맞춰 면접장에 가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면접은 답변을 제출하는 절차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지원자는 실제로 맡을 업무가 무엇인지, 함께 일할 사람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상대가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회사가 지원자를 알아보는 만큼 지원자도 회사를 알아가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질문이 자신의 경력과 맞지 않아 상황을 더 설명하려는데 다음 질문이 시작된다고 가정해봅시다. 회사 기록에는 답변 한 건이 남겠지만, 지원자는 자기 이야기를 끝내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연결이 끊기거나 음성이 잘못 인식됐을 때도 비슷한 문제가 생깁니다. 회사가 처리 속도만 보면 이런 경험은 놓치기 쉽습니다.
도구를 검토할 때는 질문과 답변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장면에 눈길이 갑니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서 더 확인해야 할 것은 대화가 예상대로 흐르지 않는 순간입니다. 지원자가 질문을 다시 들을 수 있는지, 빠뜨린 맥락을 보충할 수 있는지, 기술 문제로 답변을 마치지 못했을 때 다시 참여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모두 AI가 해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도구가 처리할 수 있는 일과 사람이 이어받을 일을 정해두면 됩니다. 다만 사람에게 연결하는 버튼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누가 문의를 받고, 답변 기록과 오류를 어떻게 확인하며, 필요한 경우 누가 다시 판단할지까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도입을 결정하는 리더는 지원자 입장에서 절차를 직접 경험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상적인 답변만 넣어보기보다 질문을 되묻거나 접속이 끊긴 상황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현업 리더가 참여하면 채용 운영팀이 보지 못한 질문도 나올 수 있습니다. 이 대화만으로 지원자가 실제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지,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지 등입니다.

AI가 질문을 읽고 기록하는 것과, 그 답변을 해석해 다음 면접 기회를 정하는 일은 다릅니다. 지원자는 화면만 보고 그 차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시작 전에 AI가 맡는 일과 사람이 검토할 일을 알리고, 결과에 관해 문의할 경로도 안내해야 혼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설명은 결과를 무조건 바꿔주겠다는 약속이 아닙니다. 오류가 있었다면 무엇을 다시 볼 수 있는지, 추가 설명을 어디에 전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일입니다. 자동화로 시간을 절약한 회사가 지원자에게는 끝없이 문의할 곳을 찾게 한다면, 그 효율은 한쪽의 경험을 희생해 얻은 셈입니다.
회사가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채용 과정에서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업무 설명, 예외 처리, 최종 판단 중 무엇을 직접 맡을지 결정한 뒤 도구를 고르는 편이 운영 방식도 분명해집니다. AI 면접의 도입 여부만으로 좋은 지원자 경험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대화가 막혔을 때 회사가 어떻게 응답하는지가 그 경험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가 기억하는 것은 면접 도구의 이름보다 회사와 나눈 첫 대화일 것입니다. 그 대화가 회사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 맞는지 확인하는 일은 채용을 맡은 팀과 함께 일할 리더 모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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