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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한 교육비는 역대급인데, 왜 현장엔 선수가 없을까?

단절된 인재 육성과 배치의 고리, 이제 스킬 데이터로 연결해야 합니다.
Telta team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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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아티클은 HR 전문 매체 <인재경영>의 2026년 1월 특집호에 게재된 기고글 전문입니다.

강의실과 현장의 미스매치, 생산성의 역설을 마주하다

2025년을 회고하며 우리는 뼈아픈 질문을 던져야 한다. 기업교육 역사상 가장 거대한 자본이 AI 리터러시와 디지털 전환 교육에 투입되었지만, 과연 그만큼의 효능감이 현장에 전달되었는가?

2020년대 들어 글로벌 기업들은 생성형 AI와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교육에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왔다. 코세라(Coursera)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의 생성형 AI 강좌 수강은 전년 대비 무려 1,060% 나 증가했다.

그럼에도 현업 리더들의 온도는 차갑다. 로버트 하프(Robert Half)의 2024년 조사에서 CIO와 CTO를 포함한 테크 리더의 65%는 부서 내 스킬 격차를 호소했고, 95%는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그들은 여전히 묻는다. 교육받은 사람은 많은데 정작 프로젝트에 투입할 선수는 왜 보이지 않느냐고.

과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솔로우는 “컴퓨터는 어디에나 있지만 생산성 통계에서는 볼 수 없다”는 말로 생산성의 역설(Productivity Paradox)을 지적한 바 있다. 지금 HRD가 처한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다.

“AI 교육은 어디에나 있지만, 정작 현업의 성과 지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많은 기업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점검한다. 하지만 단언컨대, 지금 우리가 겪는 딜레마의 본질은 콘텐츠 품질에 있지 않다. 진짜 문제는 교육과 배치가 구조적으로 단절되어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맥락을 빗나가는 공급 주도형 HRD의 한계

그동안 HRD의 운영 모델은 철저히 공급 주도형이었다. 좋은 교육 과정을 소싱하고, 이를 임직원에게 배포하여 이수율을 높이는 것이 지상 과제였다. 우리는 이 모델 안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해 왔지만, 여기에는 비즈니스 맥락의 불일치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HRD는 표준화된 교육 과정(e.g. 데이터 분석가 과정, 리더십 교육 과정)을 공급하지만, 현업은 당장 우리 부서의 문제를 해결할 응용 능력을 원한다. 이 간극 때문에 교육을 받은 직원은 많아도, 정작 현업 리더는 쓸 사람이 없다고 느끼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 미스매치를 해결할 데이터가 끊겨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더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HRM과 HRD는 서로 다른 시선으로 인재를 들여다보고 있다. 엄밀히 말해 HRM이 관리하는 데이터가 과거의 기록(이력서)이라면, HRD가 증명해야 할 스킬 데이터는 내일의 가능성(역량 프로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이 가능성을 제대로 언어화 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HR 시스템에 “이 직원은 Python 중급 과정을 이수했음”이라고 기록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업 리더는 파이썬 수료생이 아니라 당장의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이 직원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데이터 시각화 스킬을 보유했음”과 같이 구체적인 스킬 단위로 정의되어야 한다.

HRD가 교육을 통해 획득된 스킬을 이처럼 구체적인 언어로 번역하고, 이 성장 데이터가 HR 시스템에 통합될 때 비로소 직원은 ‘10년 차 과장’이라는 껍데기를 넘어 ‘AI 프로젝트 투입이 가능한 전문가’로 재발견될 수 있다.

단절된 기업 교육과 인재 배치, 스킬 데이터로 연결하라

이 단절된 고리를 연결하기 위해 HRD가 가져야 할 역할은 스킬 데이터의 시각화다. 물론 인력 배치와 이동은 HRD 혼자만의 과제가 아니다. 하지만 인재가 가진 잠재 스킬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곳은 HRD다. 우리는 이 데이터를 가시화하여 조직 전체에 인재 이동의 단초를 제공해야 한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은 오픈 탤런트 마켓을 도입해 숨겨진 인재를 찾았다. 이들은 구성원의 직무 타이틀이 아닌, 스킬을 시각화했다. 그 결과, 기존에는 알 수 없었던 내부 인재들이 부서 간 경계를 넘어 13,000건 이상의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유니레버(Unilever) 또한 마찬가지다. 한 18년차 R&D 직원이 스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의 적성을 재발견하고 D&I(Diversity & Inclusion) 매니저로 직무를 전환했다. 이는 스킬 데이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드라마틱한 내부 이동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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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D가 단순 교육 이력을 넘어, 지금 이 직원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데이터로 증명해 보일 때, 꽉 막혀있던 사내 인재 파이프라인의 혈관이 뚫리고 조직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HRD의 진정한 성과는 강의실 밖에서 증명된다

만족도를 넘어 스킬 매칭으로, ROI의 기준을 바꿔라

이제 HRD는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교육 만족도 4.5점, 이수율 98%는 HRD의 지표일 뿐, 비즈니스의 지표가 될 수 없다. 경영진이 납득할 수 있는 진짜 성과는 스킬 매칭률(Skill Matching Rate)이다.

우리는 외부 영입보다 내부 육성이 비용이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데이터로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구성원에 대한 객관적 진단과 명확한 스킬 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이 갖춰질 때 비로소 실질적인 내부 이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 토대 위에 조직 차원의 장기 육성 교육이 결합된다면, 구성원은 적시에 프로젝트 투입이 가능한 준비된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HRD가 비용 부서라는 낡은 인식에서 벗어나, 장기 관점에서 가시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길이다.

거창한 시스템이 아닌, 작은 스킬 데이터부터

물론 HRD 혼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변화의 시작점은 가장 확실한 데이터를 쥐고 있는 HRD 여야 한다.

거창한 플랫폼이나 솔루션 도입이 부담스럽다면, 핵심 부서 하나를 정해 파일럿을 시작해 보자. 이는 텔타가 스킬 기반 HR 도입을 고민하는 현장의 고객사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원칙이기도 하다. 현업이 필요로 하는 스킬을 정의하고, 교육을 통해 그 갭을 메운 뒤, 실제로 그 직원이 프로젝트에 기여하는지 추적하는 것이다. 이 작은 데이터의 연결이 곧 거대한 인재 생태계 변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2026년, HRD가 지향해야 할 곳은 완벽한 커리큘럼이 있는 강의실이 아니다. 성장한 인재가 데이터의 물길을 타고 적재적소로 흐르는 비즈니스 현장, 그 한복판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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